본문 바로가기
디지털 디톡스

남는 건 사진? NO! 기억 속에만 남기는 여행은 어떨까?

by profesor 2025. 3. 25.

여행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자
 여행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이 있다. 공항에서 인증샷을 찍고, 첫 식사를 기록하고, 멋진 풍경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남긴다. 어쩌면 우리는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사진 없이 여행하면 어떻게 될까?" 사진을 찍지 않고, 오직 내 눈과 마음에만 순간을 담아본다면? 기억 속에만 남긴 여행은 더 특별하게 다가올까, 아니면 무언가 부족하게 느껴질까?
 사진은 분명 좋은 기록 도구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우리는 사진을 찍는 동안, 그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다.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순간과 직접 눈으로 바라보는 순간은 분명 다르다.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감각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번 글에서는 사진 없이 여행하면 생기는 변화와, 기억 속에만 남기는 여행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사진을 찍는 대신 오감으로 순간을 새기고, 더 깊이 여행을 경험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짜로 원했던 여행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1. 사진 없이 여행한다는 것, 가능할까?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은 무엇일까? 여권, 짐, 그리고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마도 카메라를 켜는 것일 거다. 여행을 가면 우리는 끊임없이 사진을 찍는다. 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음식, 현지의 분위기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아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사진을 남기지 않고도 여행을 즐길 수 있을까?" 현대인에게 사진은 여행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사진을 찍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 SNS에 올리기 위해서? 아니면, 단순히 찍는 행위 자체가 습관이 되었기 때문일까? 사진을 찍는 것이 여행의 본질이 아니라면, 카메라 없이 여행하면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가 사진을 찍을수록 실제 기억은 더 흐릿해진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카메라에 의존할 때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기억이 덜 선명하게 남는다고 한다. 즉,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 자체가 우리의 뇌가 경험을 깊이 저장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진 없이 오직 기억 속에만 여행을 남긴다면 어떻게 될까? 여행의 순간을 더 깊이 경험하고, 감각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며, 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사진 없는 여행이 가져오는 변화와, 기억 속에만 남기는 여행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2. 사진 대신 감각을 깨우는 여행: 눈으로, 마음으로, 온몸으로 기억하기
 사진을 찍지 않으면, 우리는 여행을 다른 방식으로 기록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감각이 깨어난다.
 눈으로 담는 여행: 더 오래, 더 깊이 바라보기
사진을 찍으면 우리는 대상을 ‘프레임’ 안에 가두게 된다. 하지만 사진 없이 여행을 하면 눈으로 직접 보고 기억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더 오래, 더 깊이 바라보게 된다. 예를 들어, 바닷가에 갔을 때, 보통은 몇 장의 사진을 찍고 금방 자리를 뜬다. 하지만 사진 없이 여행한다면, 파도의 움직임, 물결이 부서지는 소리, 공기의 촉감까지 더욱 세심하게 느끼게 된다.

소리와 냄새로 기억하는 여행
 사진은 풍경만 기록할 뿐, 소리와 냄새는 담을 수 없다. 하지만 기억 속에 남기는 여행은 다르다. 골목길의 사람들 대화 소리, 노점에서 들리는 음식 굽는 소리,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 같은 것들이 더욱 강렬하게 각인된다. 향기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의 작은 카페에서 느껴지는 진한 에스프레소 향, 태국의 야시장에서 맡았던 이국적인 향신료 냄새, 숲속을 걸을 때 맡은 흙 내음까지 모두 더 선명하게 기억된다.

몸으로 체험하는 순간
 사진을 찍지 않으면, 우리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여행을 경험하게 된다. 사진을 찍는 대신,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으며 촉감을 느끼고, 따뜻한 햇살을 피부에 담고, 손으로 물결을 가르며 여행을 직접 체험하는 순간들이 늘어난다.

 사진을 찍지 않으면, 순간이 더 특별해진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다시는 경험할 수 없다’라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진을 찍는 동안 순간을 소유한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가장 온전한 소유는 오롯이 그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다.

3. 사진 없이 여행하면 생기는 변화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진 없는 여행을 해보면,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기억이 더 선명해진다
 사진이 없으면, 우리는 기억을 저장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순간을 더 오래 바라보고, 더 많이 듣고, 더 깊이 감각을 사용하면서, 우리의 뇌는 그 경험을 더욱 강하게 각인시킨다.
 예를 들어, 노을이 지는 풍경을 사진으로 찍으면, 우리는 그 사진을 다시 보기 전까지 실제 경험했던 감정을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 없이 노을을 바라본다면, 그 순간의 색감, 공기의 온도, 바람의 촉감이 더욱 깊이 남는다.

여행의 몰입도가 높아진다
 사진을 찍지 않으면, 우리는 여행에 더 몰입하게 된다. 음식이 나오면 사진부터 찍는 것이 아니라, 향을 먼저 맡고, 한 입 먹으며 맛을 음미하게 된다. 멋진 풍경을 보면 카메라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서서 그 장면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여행의 몰입도가 높아질수록, 우리는 더 깊이 경험하고, 더 진정한 만족감을 얻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가 더 깊어진다
 사진을 찍는 동안, 우리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소통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카메라를 내려놓으면, 현지인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고, 더 진솔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길을 찾을 때도 지도 앱을 켜는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뜻밖의 친절을 경험하게 된다.

남는 건 사진? NO! 기억 속에만 남기는 여행은 어떨까?


4. 기억 속에만 남긴 여행, 그 후 남는 것
 사진 없는 여행이 끝난 후, 우리는 무엇을 얻게 될까?
처음에는 아쉬울 수도 있다. 남들에게 보여줄 사진이 없고, SNS에 올릴 콘텐츠도 없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된다. 오히려 사진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이 더 또렷하고, 감정이 더 깊이 남아 있다는 것을. 기억 속에만 남긴 여행은, 시간이 지나도 더욱 특별한 경험으로 남는다. 사진으로 남긴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힐 수 있지만, 온몸으로 경험한 순간들은 평생 잊히지 않는다. 사진 없는 여행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순간을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도전이다. 스마트폰을 꺼내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보자. 이 순간을 온전히 기억하고 싶은가, 아니면 사진으로 남길 것인가? 다음 여행에서는 한 번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카메라 없이 여행해 보는 건 어떨까? 남는 건 사진이 아니라, 기억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해볼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 없는 여행,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없이 여행하는 것이 어색하고 불안할 수도 있다. 남들에게 보여줄 기록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나중에 ‘기억이 흐려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깨닫게 된다. 오히려 사진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이 더 또렷하게 남아 있다는 것을. 사진을 찍는 행위는 그 순간을 보존해 주는 것 같지만, 때로는 오히려 순간을 빼앗아 가기도 한다. 사진 없는 여행을 하면, 우리는 그 순간을 더욱 깊이 바라보고, 더 오래 머물며, 더 많은 감각을 열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행이 끝난 후에도 우리는 기억 속에서 그 순간을 더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다. 남는 건 사진이 아니라, 마음에 새겨진 진짜 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