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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톡스

은퇴 후 더 중요한 것 - 스마트폰이 아닌 나의 시간

by profesor 2025. 3. 30.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것이 나의 삶을 만든다" ‘이제 나를 위한 시간이 시작되었다’는 말, 정말 그런 걸까?
은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제 좀 쉬세요”라는 인사로 시작된다. 하지만 정작 그 시간이 시작되고 나면, 누구도 구체적인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오전이 길고, 오후가 멍하고, 저녁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다. 더불어 은퇴 후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그리고 그 빈 공간은 어느새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화면이 차지해 버린다. 정보, 영상, 알림, 뉴스… 손가락은 바쁘지만 마음은 허전하고, 하루는 뭔가를 계속 본 것 같은데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은퇴 후의 시간은 단지 '많아진 여유'가 아니다. 그건 내가 살아온 시간과, 앞으로 살아갈 삶을 새롭게 재정의하는 기회다.
 이 글은 바로 그 ‘남은 시간’을 스마트폰이 아닌 ‘진짜 나’를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는 이야기다. 이제는 알고 있어야 한다.
화면을 보는 시간이 아니라, 내 안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내 삶의 밀도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1. 은퇴는 끝이 아니라 ‘시간을 되찾는 출발선’이다
 은퇴라는 단어는 종종 ‘무언가를 마무리하는 시점’으로만 해석된다. 하지만 진짜 은퇴는 더 이상 시간을 팔지 않고, 이제 나의 시간으로 살아가는 첫 날이 아닐까? 오랜 시간 직장, 가족, 책임의 시간을 내어주며 살아온 중장년층에게 은퇴는 비로소 진짜 나의 시간을 마주하는 출발선이다.
 그런데 이 소중한 시간을 가장 먼저 삼켜버리는 것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화면 속의 끝없는 정보와 자극이다. 퇴직 후 갑자기 늘어난 여유 시간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들게 된다. 뉴스, 유튜브, 카카오톡, 쇼핑, 주식 앱까지… 그럴싸한 이유는 많지만
문제는 그 안에서 ‘나’는 점점 사라지고, 시간은 아무 흔적 없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60대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은퇴 후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시간 48분에 달한다. 그중 절반 이상은 ‘시간 때우기’, ‘심심풀이’로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즉,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것에 가까운 상황인 셈이다. 정말 중요한 건 시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무엇으로 채우느냐이다. 화면이 채워주는 자극은 달콤하지만, 나를 돌보고, 감정을 회복시키며, 삶의 방향을 찾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은퇴 후 시간은 생애 처음으로 온전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스마트폰이 아닌 내 안의 감각과 삶의 목적으로 채워야 한다.

2. 내가 주인인 시간, 내가 설계하는 하루 루틴 만들기
 스마트폰이 시간을 빼앗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만의 시간 루틴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루틴이 없을 때 외부 자극에 가장 쉽게 흔들린다.
알림 하나에 집중력이 무너지고, 영상 하나에 저녁 시간을 통째로 내어주게 된다. 은퇴 후야말로 ‘의미 있는 루틴’을 스스로 만들어야 할 때다. 출근이 없다고 해서 계획이 없어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남이 짜준 시간표가 아니라 내가 짜는 시간표가 필요하다.

하루를 세 구간으로 나눠보자.

아침 – 낮 – 저녁, 각 시간대에 ‘나를 위한 정적 시간’을 배치하는 것이다.

예시 루틴:

아침 8시~9시 : 스마트폰 없이 주변 풍경을 보면서 산책 + 종이책 10분

낮 1시~2시 : 점심 후 ‘생각 산책’ – 무계획 산보, 손 글씨 일기

저녁 8시~9시 : TV 없이 음악 듣기 + 내가 고른 콘텐츠 보기

이 루틴은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감정, 뇌, 신체가 스스로 회복하는 틈을 만들어주는 구조다. 특히 스마트폰 없이 보내는 시간을 하루 중 2~3시간 확보하면 집중력, 수면, 정서적 안정, 기억력이 실제로 좋아졌다는 중장년층의 피드백도 많다. 핵심은 **‘스마트폰을 끊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침범할 수 없는 나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 시간을 반복하면, 우리는 은퇴 후에도 의미 있고 존엄한 삶의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다.

3.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 남은 시간, 더 나답게 살기 위해
 은퇴 후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이제 하고 싶은 거 하세요”다. 하지만 막상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를 때도 많다. 그 이유는 아주 많지만 보통은 오랫동안 내 시간을 나에게 써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작은 것부터 다시 해보야 한다. 

하루에 단 30분, 스마트폰이 없는 취미 시간을 만들어보기
‘정보’ 대신 ‘기록’을 남겨보기 – 손글씨 일기, 사진 없는 여행기
자극적인 콘텐츠 대신, 나의 감정을 꺼내주는 조용한 콘텐츠를 선택하기
스마트폰 화면보다 누군가의 얼굴, 풍경, 창밖 하늘을 더 자주 바라보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의 사용법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지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중심에 두고
그 주변에 루틴을 만들고, 디지털 사용을 설계한다면 은퇴 후의 삶은 ‘소멸’이 아닌 ‘진짜 시작’이 될 수 있다.

글을 마무리하며..
 우리는 대부분, 남은 시간이 얼마나 어떻게 남아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이 어떤 ‘밀도’로 채워질지는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편하지만,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진 않는다. 지금, 하루의 몇 시간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으로 회수해보자. 그 안에 진짜 내가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 스마트폰이 아닌 나의 시간, 그것이 은퇴 이후 인생의 무조건적인 핵심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지금 이 순간,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은퇴 후 더 중요한 것 - 스마트폰이 아닌 나의 시간